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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생리학

스트레스 생리학 (1) 스트레스의 원인과 일반적응증후군

by 참 쉬운 2021. 4. 19.

0. 스트레스 생리학 서론

현대인이 앓고 있는 질병의 약 90%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10%는 유전이나 사고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감기·두통·소화불량·변비 등의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고혈압·당뇨·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의 성인병은 물론이고, 우울증·화병·치매 등의 정신증상 또한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알레르기·류머티스 같은 면역 질환뿐만 아니라 생리불순·불임·폐경·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장애 역시 스트레스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간경변·신부전 등의 만성질환과 결석·종양 역시 스트레스 및 그에 대한 인체의 반응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렇듯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현대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데서 핵심이 될 것입니다. 스트레스에 관한 상식도 많이 알려져서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스트레스와 질병의 관계나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하게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 생리학 - 스트레스는 어떻게 질병이 되는가' 시리즈에서는 스트레스의 기본 개념과 스트레스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살펴보고 스트레스가 질병으로 발전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짚어본 후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의료인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보려고 했으나 건강과 질병에 관한 내용인만큼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들 또한 자신의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반의사가 되어야 하는만큼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함께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1. 항상성과 스트레스

(1) 항상성이란?

인체는 자극을 받아도 원래 있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 매일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같은 시간 동안 운동을 해도 매일 조금씩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다가 한꺼번에 살이 빠지곤 합니다. 반대로 충동적으로 과식한 다음날 아침 초조한 마음으로 체중계에 올라서 봐도 체중계의 눈금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식이 누적되어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면 한꺼번에 체중이 증가합니다. 이렇게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힘을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라고 합니다. 

 

생리학적인 의미에서 항상성의 정의는 '유기체가 내적, 외적인 여러 변화속에서도 형태적, 생리적으로 안정된 범위를 유지해서 생존을 유지하는 성질'을 말합니다. 항상성이 있음으로 해서 체온, 혈압, 호흡수, 혈당, pH, 무기질농도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유기체는 생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항상성이 깨져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면 질병이 되고 완전히 무너지면 사망에 이릅니다. 스트레스란 이 항상성을 깨뜨리려는 자극을 가리킵니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의 사진

(2)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물리학에서 '물체가 외부 힘의 작용에 저항하여 원형을 지키려는 힘'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풍선을 터뜨리려고 하는 외부의 힘이 있을 때 풍선의 고무가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으면 터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풍선을 크게 불어서 고무가 얇아져 탄력성을 상실하면 작은 힘에도 풍선이 터지기 쉽습니다. 이때 고무의 탄력성을 '원형을 지키려는 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리학에서 쓰이던 용어인 스트레스를 의학영역에 도입한 사람은 미국의 생리학자인 터 캐넌Walter Cannon (1871~1945)입니다. 월터 캐넌은 항상성이라는 개념을 제창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월터 캐넌은 1926년에 항상성을 깨뜨리려는 외부요인을 언급하기 위해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도입했습니다. 

 

터질 것 같은 풍선

 

스트레스에 대한 물리학의 정의를 의학에 적용하면 '유기체(물체)는 외부 힘의 작용에 저항하여 항상성(원형)을 지키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유기체는 스트레스에 의해 항상성이 위협을 받으면, 즉 심리적 또는 육체적 평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 자율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를 시작으로 온몸의 세포, 조직, 기관을 동원해서 스트레스에 대항합니다. 스트레스가 지나가면 비상상황에 동원되었던 자원들은 제 자리로 돌아가고 인체는 항상성을 회복합니다. 

 

외부의 힘이 크면 클수록 더 강한 힘을 동원해야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인체는 무리를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인체는 위기에 대한 경보를 해제하지 못하고 계속 무리를 하게 되고, 피로가 누적되면 여기저기 삐걱거리기 시작하며 각종 증상이 발생합니다.

 

2. 스트레스의 종류

(1) 스트레스의 종류

스트레스의 종류는 크게 자연적,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자연환경적인 요인은 추위·더위·공해 등의 물질적인 요인을 의미하고, 사회적인 요인은 가족·친구·직장 등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의미합니다. 정서적인 요인은 좌절감, 소외감, 부담감 같이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들입니다. 신체적인 질병 역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됩니다.

 

 

[표] 스트레스의 원인과 종류

구분 종류
자연환경적 요인 빛, 소음, 온도(추위, 더위), 음식, 공기, 수질, 주거환경, 공해 등
사회적 요인 미혼·결혼·이혼·불륜, 임신·출산·양육·부양, 배우자·부모·형제·친지의 사망, 대인갈등·집단따돌림·학대, 이직·퇴직·실업·파산, 성적·입시·경쟁 등
정서적 요인 패배감, 좌절감, 굴욕감, 소외감, 고독감, 부담감, 무력감, 긴박감, 불안감, 우울감, 절망감 등
신체적 요인 통증, 노화, 폐경, 과로, 질병, 상해, 기형, 장애, 약물남용, 외모 불만족 등

(2) 스트레스에 취약한 유형

위에 언급된 요인 외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사건과 그에 대한 감정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사건, 사고와 같은 급성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발생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사회계층에서 하위에 속하는 계층에 속한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위 계층은 생계에 대한 위협이나 사회계층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상위 계층의 사람들보다 더 강하게 받을뿐만 아니라 그 압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상위 계층의 사람보다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도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다른데 감각이 예민한 사람은 둔한 사람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둔한 사람이 받아들이는 자극의 강도를 1이라고 한다면 예민한 사람은 동일한 자극을 그보다 몇 배나 더 강한 자극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사건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같은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처음 겪는 사람들보다 그 일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이들은 일이 돌아가는 판세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잘 속고 무시를 당하며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법이 부적절한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천성이 선해서 약육강식의 인간관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 역시 사회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그 이유는 상대를 짓밟으려는 시도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갚아주지 못해서 세력다툼에서 번번이 밀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경쟁심이 강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은 패배감이나 굴욕감 등의 정서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문제에도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여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부의 압력에 약한 유형의 사람들은 부담감이나 불안감 등을  남들보다 더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사람들은 우울감이나 절망감을 잘 극복하지 못합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의 결함이나 실수에 대해 관대하지 못합니다.

 

과도한 노동과 질병이나 상해처럼 몸과 마음이 아픈 상황 역시 스트레스가 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방식으로 술·담배·약물 등을 남용한 경우에 계속해서 그 물질을 남용하거나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추위도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요인들이 모두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일을 겪어도 어떤 사람은 그 일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을 뒷산만 올라도 숨이 가쁘지만 어떤 사람은 에베레스트산을 거뜬히 오를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시험을 치르고 경쟁을 하는 것을 즐기지만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시험이라면 질색을 하고 시험때마다 배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통제할 수 있거나 넘어설 수 있는 자극은 스트레스가 되지 않습니다. 외부의 자극이나 압력을 긍정적으로 넘어설 수 있으면 좋은 스트레스eustress라고 하고 그 압력을 넘어서지 못해서 항상성이 무너지면 부정적 스트레스distress라고 합니다.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주로 부정적인 스트레스이지만 좋은 스트레스도 강도가 지나치거나 자주 반복되면 질병이 될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의 단계 - 일반적응증후군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인 한스 셀리에Hans Selye(1907~1982)는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적인 반응을 일반적이고 전신적인 반응과 특이하고 국소적인 반응의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일반적이고 전신적인 반응에는 3가지가 있는데 부신 비대, 흉선·비장·림프절 위축, 위와 십이지장의 출혈성 궤양입니다. 

 

한스 셀리에는 이 증상들을 일반적응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GAS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일반적인 단계가 있는데 경고반응기–저항기-탈진기입니다.

 

(1) 경고반응기 Alarm reaction stage

스트레스의 단계

 

경고반응기는 다시 쇼크 시기와 항쇼크 시기로 나뉩니다.  

① 쇼크 시기 Shock phase

일단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면 먼저 그 충격의 정도에 따라 쇼크 반응이 나타납니다.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혈압과 체온이 떨어지고 피부는 차갑고 축축해지고 위점막이 약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위기상황에서 교감신경보다 부교감신경이 더 흥분해서 저혈압, 서맥, 저혈량으로 인한 미주신경긴장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위의 그래프에서 쇼크시기에 아래로 내려가는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미주신경긴장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그래프가 더 심하게 아래로 꺾일 것입니다.

② 항쇼크 시기 Anti-shock phase

처음의 충격이 지나고 나면 문제에 대한 대응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반응을 투쟁-도피반응이라고 하는데 쇼크 시기와 거의 반대의 변화가 생깁니다. 

 

교감신경의 흥분이 고조되고 부신피질과 부신수질의 활동이 증가하며 각종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체온, 혈압, 호흡수가 상승하고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합니다. 간, 근육, 지방조직에 저장된 영양분을 분해해서 당장 이용할 수 있는 포도당과 지방산을 합성하고 대사율이 높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의 열을 발산하기 위해 땀 분비가 증가합니다.

 

신속한 상황판단을 위해 집중력이 좋아지고, 빠른 도주나 싸움을 위해 근육의 힘이 극대화되며, 통증에 대한 반응이 줄어듭니다. 집에 불이 나거나 자동차 사고가 나는 등의 위기 상황에서 인체가 평소에는 발휘하지 못했던 괴력을 발휘했다거나 심한 외상을 입고도 정신이 없어서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이 시기에 해당됩니다. 

 

(2) 저항기 Resistance stage

1단계 이후에도 계속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2단계인 저항기로 넘어갑니다. 일시적으로는 투쟁도피반응을 통해 두뇌와 신체의 능력을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제까지나 그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경고반응기에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는 카페인의 각성효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졸음이 오고 멍할 때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지만 카페인의 효과가 떨어지고 나면 처음보다 더한 피로에 시달리게 되는 것처럼 투쟁도피반응의 시기가 지나면 인체는 더 큰 부작용에 시달리게 됩니다.

 

저항기에 인체는 스트레스에 적응 또는 저항하려고 노력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되어 그와 관련한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된다는 것은 인체가 흥분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휴식과 재충전을 하지 못하여 지친 상태이며 그와 함께 인체의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는 여전히 왕성해서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져서 당뇨가 생기고, 지방산 농도가 높아져서 고지혈증이 생기며, 신장에서는 나트륨 배설을 줄여 혈액량을 늘려 고혈압을 일으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외부에 대한 경계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빛과 소리에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잘 놀라고 불안해집니다. 

 

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한 결과 나타나는 질병은 위궤양, 궤양성 대장염, 고혈압, 심혈관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기관지 천식 등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고지혈증, 당뇨 등의 성인병, 노화로 인한 질병, 자가면역질환, 결석, 종양, 우울증, 불면증 등 온갖 질병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습니다.

 

(3) 탈진기 Exhaustion stage

저항기의 노력으로 스트레스가 해결되면 인체는 회복과정으로 접어들며 이때까지 발생했던 고체온, 고혈압, 고혈당 등의 반응은 오히려 세포의 재생과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인체는 부교감신경의 도움을 받아 교감신경의 긴장 상태를 풀고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갑니다. 

 

높아졌던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고, 근육의 긴장을 위해 동원되었던 칼슘 같은 무기질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거나 체외로 배설합니다. 증가했던 포도당 생성, 단백질과 지방의 분해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체온과 혈압도 낮아져서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못하면 저항기의 모든 증상이 계속 심화됩니다. 부신은 무리해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고,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을 견제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원히 긴장한 상태로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점점 탈진 현상이 나타납니다. 

 

마침내 부신은 퇴화되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집니다. 체온이 낮아지고 반응속도가 늦어지며 집중력과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심리적으로는 화병,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게 되며 완전히 탈진하면 부신피질이 퇴화, 축소되고 부신피질기능부전이 되어 사망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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